"안드로이드 연기 어려워...디테일 살리고자 했죠"
"춤, 노래 소화 가능한 게 장점...스펙트럼 넓어지는 계기"
유태양, 오는 26일 '인간의 법정' 마지막 공연

사진= 뮤지컬배우 유태양 / 대로컴퍼니 제공
사진= 뮤지컬배우 유태양 / 대로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그룹 SF9 멤버 유태양이 뮤지컬배우로서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알타보이즈' '온에어'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에 이은 도전작은 '인간의 법정'. 이제 막 뮤지컬의 매력을 알아가는 단계에서 마주한 역할은 무려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다.

"호기심 반 걱정 반이었어요. 처음 대본을 받아봤을 때 선택의 기로에 놓였죠. 잘할 수 있는 걸 기다려볼까 싶다가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도전하자는 쪽으로 기울었죠. 작품 자체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재밌게 하고 있어요. 제 스펙트럼이 넓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조광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가까운 미래, 주인을 살해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법정에 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오 역을 맡은 유태양은 AI로서 가지는 혼란과 고뇌를 충실히 그려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를 표현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다른 사람으로 대입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안드로이드를 연기한다는 게 어려웠죠.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에 포커스를 뒀어요. 로봇 흉내를 내는 배우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가진 로봇이라는 점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게 디테일을 살리고자 했죠."

"원작에서 아오는 로봇이 의식을 가지기 전에도 인간과 흡사하고 닮았다고 나와요. 공연을 할 때는 보시는 분들이 한 번에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움직임이나 말투 등에서 차이를 두려고 했죠. 그런 부분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유태양은 SF9에서 메인댄서 포지션을 맡고 있다. 몸을 쓰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는 만큼, 어쩌면 로봇 연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했을 터. 관건은 노래와 연기였다. 다행히 공연을 본 관객들은 유태양의 '의외의' 노래 실력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역시 분명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번에 노래 난이도가 더 높아진 것 같아요. 그동안 완창이 자주 있지 않다 보니까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요. 그래서 노래 연습도 더 많이 했죠. '춤 잘 추는 건 알았지만 노래도 잘 하는건  처음 알았다'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춤도 노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건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노래를 실력적으로 더 넓힌다는 게 즐겁기도 해요."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극 중 아오는 주인인 한시로를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과연 그의 말이 진실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결말 역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유태양도 그 부분을 고심했다.

"연출님과 논의를 많이 했어요. 무조건 삭제된 기억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하기엔,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억울하면서도 의문을 가진 아오를 중립적으로 연기하려고 했죠. 또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극이 끝나고 나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받아들이시든 그게 정답이고 맞는거죠. 저도 한계를 두려 하지 않았고요." 

"이 작품 스토리를 어떻게 명확히 이해시켜드릴까 하는 부분이 계속 걸렸어요. 제가 말 한마디에서 가정을 조금 다르게 던지면 받아들이는 게 다 달라지잖아요. 공연하면서도 피드백을 찾아보는데, 그날 대사에 내가 슬픔을 더 가미하면 보시는 분들도 그런 걸 더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전달력에 포커스를 뒀죠."

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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