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스타일 아냐...그래도 꼭 하고 싶었어요"
주맹증 환자 경수 役..."꿈꾸는 듯한 느낌에 주목"
류준열·유해진 주연작 '올빼미', 오는 11월 23일 개봉

사진=배우 류준열 /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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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배우 류준열이 영화 '올빼미'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섰다. 늘 친근한 이미지였던 그의 이번 도전은 무려 맹인. 그것도 사극이다. 여기에 단어조차도 낯선 '주맹증' 환자다.

류준열은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여왔지만 이번만큼 특징이 명확한 역할은 드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게으른 배우'라서 그렇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올빼미'를 통해 맹인 연기에 도전한 건 작품 자체에 강렬히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사실 제가 연기를 준비할 때 부지런한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래서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를 주로 해왔죠. 근데 이번엔 좀 강렬하잖아요. 핸디캡도 바로 보이고, 에너지도 커요. 근데 이야기 자체가 주는 몰입감이 내가 잘 안 하던 거라도 꼭 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지양해왔지만, 이 작품을 하려면 해야 했죠."

사진=배우 류준열 /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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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약 3개월의 시간 동안 치열하게 촬영했다. 준비할 것이 많은 사극이었지만 총 57회차에 촬영을 마칠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렸다. 류준열은 힘든 점도 있었지만 '게으른' 자신의 특성상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집중력이 부족하고 게으르다 보니 촬영이 길어지면 늘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근데 짧은 시간 안에 찍으려다 보니 집중을 더 잘했던 것 같아요. 대신 촬영과 촬영 사이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매일 통화하면서 같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류준열이 연기한 경수는 낮에는 볼 수 없고, 빛이 사라진 밤에만 볼 수 있는 주맹증 환자다.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연기를 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에 실제 맹인, 주맹증 환자들을 만나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그리고 그는 "꿈꾸는 듯한 느낌"에 주목했다.

사진=배우 류준열 /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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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기술적으로는 모델분들을 많이 봤어요. 화보 찍고 워킹하는걸 보면 눈의 모습이 마치 꿈 꾸는 듯하더라고요. 또 제가 어렸을 때 먼 친척분 중에 맹인이 계셨어요. 그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게 그들에게는 그렇지 않잖아요. 감사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삶이고요. 맹인분들이 가진 삶의 철학, 삶에 대한 감사함 등을 보면서 많은 감명 받은 것 같아요." 

"이전에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도 총 쏠 때 눈을 감지 말아야 했어요. 그때 훈련이 좀 된 것 같기도 해요. 초점을 명확히 두지 않는 훈련들도 했어요. 보통 우린 저절로 초점이 맞춰지는데 전 일부러 빼는 연습을 해야 했죠. 또 (극 중 경수처럼) 맹인분들이 뛸 수가 있나 의문이 있었어요. 근데 맹인학교에는 '뛰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만나보니 제 편견이 깨진 경우가 많았죠." 

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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