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과 스릴러 신선한 조합
오동민, 최희진, 이정현 등 연기력 돋보여
오는 11월 3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3분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핏물이 낭자한 현장을 보는데 왜 웃음이 날까. 코믹과 스릴러, 정반대에 자리한 두 장르를 조합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영화 '옆집사람'은 이를 해냈다. 신인 감독과 재능있는 배우들이 꾸려낸 참신한 수작이다. 

'옆집사람'은 원서 접수비 1만 원을 빌리려다 시체와 원룸에 갇힌 5년차 경시생 찬우의 하루를 그린 영화다. 숙취와 함께 눈을 뜬 곳은 옆집. 전날의 기억이 끊긴 찬우는 바닥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자를 발견한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인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종 위기가 찾아온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단편에서부터 탁월한 기량을 입증해온 염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번 영화는 그의 졸업작품. 여유롭지 않은 제작환경인 탓에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더욱 중요했다. 결과적으로는 신인 감독답지 않은 힘 있는 연출이 돋보인 수작이 탄생했다.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극은 찬우의 집과 옆집이 주 무대다. 좁은 원룸에서 소수의 인원이 이끌어가는 극이지만 구성은 알차다. 끊임없이 위기가 찾아오고 적절한 타이밍에 반전 장치들이 튀어나온다.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코믹과 스릴러를 결합한 개성 있는 작품이다. 쉽지 않은 조화인데 두 가지 모두 놓치지 않았다. 상황은 분명 스릴러인데 인물들의 행동은 코믹이다. 억지로 웃음을 쥐어짜내지는 않는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현실 반응들이 공감을 동반한 웃음으로 전해진다. 심각함과 가벼움 사이 줄타기가 유려하다.

염 감독은 이번 작품에 현대사회의 다양한 화두들을 녹여냈다고 밝혔다. 단,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관객들의 다양한 생각과 대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그의 의도대로 영화는 돈, 취업난, 벽간소음 등의 소재들을 담아냈다. 하지만 이는 사건을 위한 배경으로만 기능할 뿐, 전면에 내세워 현실을 고발하지는 않는다. 영화적 재미를 최우선에 둔 뚜렷한 '장르영화'다.

사건의 원인과 결과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다. 단서는 주어지지만 관객의 추리에 정답을 부여하지 않는다. 이는 영화의 주제와도 연관된다. 내가 보고 듣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과연 무엇을 믿어야 하는 걸까.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사진=영화 '옆집사람' 스틸

원룸에서 펼쳐지는 세 배우의 연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인공 찬우 역을 맡은 오동민은 '옆집사람'으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언급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의 연기는 리얼함이 가장 돋보인다. 일반적으로 극에서 혼잣말을 하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관객에게 상황을 전달하고자 하는 인위적인 장치로 보이기 때문. 하지만 오동민은 이를 극복해낸다. 홀로 라임을 맞춰 랩을 하는 장면부터 놀라 자빠지는 연기, 혼란에 휩싸인 감정표현까지. 연기 같지 않게 연기하는 탁월한 재능을 뽐낸다. 현민 역의 최희진, 기철 역의 이정현도 반전 가득한 캐릭터를 잘 살려낸다.

한편 '옆집사람'은 오는 11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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