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바람의 향기', 하디 모하게흐 감독 작품...2015년 이후 부산 재방문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 담아..."모든 인간이 가진 용서에 관한 것"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 5~14일 영화의전당 일대

[사진=2022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MHN스포츠 제공]
[사진=2022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MHN스포츠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작 '바람의 향기'와 함께 시작됐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바람의 향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바람의 향기'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 주는 영화다.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과정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이란 남서부의 도시 데다시트에서 촬영됐다. 모하게흐 감독은 "숨어있는 세계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찾아서 영화를 찍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그곳 주민들이 많이 떠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저는 그 장소에서 태어났다. 저도, 그 장소도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스토리에 대한 다른 해석을 주는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사진=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아름다운 풍경 이미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감독은 "신이 만든 아름다움 중 가장 잘 보이는 것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아름다움은 그 풍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 경치를 보면 역사적 아픔이 느껴지고, 인간의 고통이 느껴지기도 한다"며 "어려움 속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을 보면 슬프기도 하지만 기쁨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모하게흐 감독은 지난 2015년 '아야즈의 통곡'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다. 7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은 그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기억과 추억은 중요하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다. 다시 집에 돌아온 기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인간이 가진 깨끗한 영혼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기쁘다. 한국분들의 환대에서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사진=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감독은 운명론적인 이슬람의 사상에 바탕을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는 "이란어로 제목은 '아무것도 없는 땅'을 의미한다. 인간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 어떤 사람이 지쳐서 숨을 쉬지 않게 되더라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 영화를 창조했다기보다 옆에 존재했다고 생각이 든다. 저는 그냥 이 영화를 지나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하게흐 감독은 이번 영화에 직접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런 유형의 연기는 전문 배우가 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했다"라며 "외면이 아닌 내면을 연기해야 했다. 그 내면을 연기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사진=2022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MHN스포츠 제공]
[사진=하디 모하게흐 감독ⓒMHN스포츠 제공]

끝으로 그는 이번 영화 제작 의도에 대해 "우리 삶에는 여러 장애들이 있다. 사회적, 정신적 장애들. 그저 전 어떤 사람의 반응이나 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모든 인간이 가진 용서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받는 것을 기대하지 않고 많은 것을 주는 사람들을 봐왔다.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인간은 그렇게 한다"고 인간의 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인생은 한 순간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추억하고 기억들을 불러내야 미래에 전달된다"라는 생각도 밝혔다. 극 중 한 남자가 바늘에 실을 꿰는 장면에 관해서 "그 순간은 저에게는 사랑의 장면이다. 나이가 든 사람들의 사랑이 더 아름답다. 육체가 아닌 정신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가진 사랑에 대해 전달하고 싶었던 장면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바람의 향기' 상영 시간

10월 5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10월 7일 오후 4시 30분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10월 8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소극장
10월 10일 오후 12시 CGV센텀시티 7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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