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한국 초연...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코믹 연기의 달인' 임창정, 1인 2역 오가며 웃음 유발
오는 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선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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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매년 다양한 뮤지컬 작품들이 쏟아지지만 세대를 아우르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단순한 재미가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가족뮤지컬의 완성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1994년 개봉한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2019년 시애틀 트라이아웃 공연에서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국내에서 브로드웨이 바로 다음으로 초연을 선보이며 ‘전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철부지 같은 남편 다니엘은 아내와 이혼하게 되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백발의 가정부 할머니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장한다. 다니엘과 미세스 다웃파이어, 1인 2역을 오가며 벌어지는 일들이 코믹하게 전개된다.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선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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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워낙 탄탄하다 보니 뮤지컬 역시 극 진행이 깔끔하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차고 넘치는 흔한 주제지만 전혀 뻔하지 않게 풀어냈다. 아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처절한 몸부림이 유쾌하면서도 짠하다. 실컷 웃다가 가족들의 성장을 마주하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뮤지컬 '썸씽로튼'의 창작진인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존 오페럴이 극본, 캐리·웨인 커크패트릭 형제가 음악을 맡았다. 번역은 '썸씽로튼'에 이어 이번에도 황석희 번역가가 참여했다. 미국 코미디가 한국 정서에 맞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황 번역가의 힘이 빛을 발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 알만한 명대사나 유행어, 말장난 등을 섞어 웃음을 이끌어낸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지루할 틈이 없다. 말맛 가득한 대사를 깔아두고 그 위에 탭댄스, 루프머신 비트박스, 플라멩코, 퀵체인지 등 다이내믹한 액션을 쌓아올렸다. 단 하나의 장면도 소홀히 하지 않은, 알찬 작품이다.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선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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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들도 극의 톤에 맞게 대체로 흥이 넘친다. 'I'm Rockin' Now' 'MAKE ME A WOMAN' 'Easy Peasy' 등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여기에 엄마 미란다의 진심을 풀어낸 'LET GO'는 웃느라 방심하고 있던 관객들에게 강력한 감동 한방을 날려준다. 

코미디 장르는 연출과 극본도 중요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핵심이다. 아무리 웃긴 대사도 배우가 살리지 못하면 무용지물. 그런 점에서 다니엘 역 임창정은 최적의 캐스팅이다. 이미 코믹 연기로 정평이 난 배우답게 말 한마디, 몸짓 하나로도 웃음을 유발하는 노하우가 있다. 댄스곡도 다수 발매한 가수니, 흥겨운 넘버들과도 잘 들어맞는다.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선데이 제공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선데이 제공

또 한 명 주목할 배우는 어른스러운 첫째 딸 리디아 역의 설가은. 이미 '마틸다' '펀 홈'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배우다. 어린 나이지만 짱짱한 성량, 정확한 딕션이 돋보인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된다.

그 외 린다 역 신영숙, 스튜어트 역 김다현, 완다 역 김나윤, 프랭크 역 육현욱 등 믿고 보는 베테랑 배우들의 활약도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진다. 다니엘 역은 임창정, 정성화, 양준모가 번갈아 맡는다. 미란다 역 신영숙, 박혜나, 스튜어트 역 김다현, 김산호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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